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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이야기/더 넓은 지혜를 위한

[책 리뷰]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by 사자처럼 우아하게 2019. 12. 21.



[책 리뷰]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우연이었다. 매일 아침 이불 밖에 나서기를 귀찮아하던 내가 한번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출근하기 전 헬스장으로 향했고 런닝머신을 타면서 우연치 않게 눌러 재생되었던 한 책 리뷰어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고 이 책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우연이었다.

 어릴적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거라곤 "무조건 원하는 것보다 높게 불러라" 물건을 흥정할때 3000원에 사고 싶으면 1만원을 부르라던 심리학의 법칙만이 머리 속에 남아 있을 뿐  그 외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흥미가 생겼다.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카오스와 복잡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어렵다. 하지만 읽다보면 많은 삶의 지혜가 녹아져있다. 만약 내게 중학생의 아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선물해주고싶은 책이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지혜를 줄 것 같았다.


[무의식의 명령에 복종하는 인간의 뇌]
코끼리는 태어나면 다리에 쇠사슬을 묶어 기둥에 걸어 두면서 기른다. 답답함에 이를 벗어나기 위해 몇 번 시도해보지만,
곧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리고는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다가 어른 코끼리가 되면 쇠사슬을 풀어놓는다. 그래도 코끼리는 여전히 쇠사슬에 묶여 있다.
쇠로 만든 사슬이 아니라 마음의 쇠사슬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조종을 받으며 일생을 고단하게 살아 간다.
                                                           -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中 -

 책 속에는 짧은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그 끝에 항상 내가 있었다. 나의 모습이 그 안에 있었다.

쇠사슬에 묶여 청소년기를 보낸 후 마음의 사슬에 묶여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그 안에 있었다.  그랬다. 나는 코끼리였다.

 먼 산을 바라보며 떠날 수 있기를 항상 바라고 그 누구도 남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지만 마음의 사슬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인생을 보내고 있는 내가 보였다. 와이프는 내게 "장기하 병"에 걸려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장기하는 가수 장기하를 이야기한다. 몇년전 한강에서 하는 페스티벌에 간적이 있는데 그때 장기하와 얼굴들이 나와서 공연을 했다. 그때 우린 앞줄에서 나름 신나게 노래를 듣고 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초라해짐을 느꼈다. 그때가  장기하 병의 시작이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신나게 뛰면서 머리를 흔들고 손을 흔들면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에 빠져들었지만 난 그곳에서 멍하니 장기하씨를 바라만보았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저렇게 살지 못했는가, 어떤 사슬이 나를 묶고 있었는가 , 나는 왜 자유롭지 못하는가" 한참을 이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바라보다가 옆에 와이프의 정신차리라는 핀잔에 정신을 차리고 공연을 마무리했었다. 이후에 와이프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그때부터 비슷한 상황만 되면 "장기하병"에 빠졌다고 이야기 했다. 

 마음속에 사슬이 있다는 것을 안지가 꽤 되었지만 난 아직 그 사슬에 묶여있다. 간혹 그 사슬을 깨 부수고 새로운 길을 가는 선후배들을 볼때면 많이 부럽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쫄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 많이 생겨버렸다.


메모의 재발견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일본의 다카시는 불안이나 걱정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메모하라고 권한다.
불안이나 걱정은 막연할수록 점점 더 불어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中 -
기적을 경험한 알라딘은 수시로 요술램프를 문질렀다. 그리고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며 조언을 구했다.
이처럼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을 스스로 걱정을 만들어, 자신을 괴롭하는 현상을 '램프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中 -

 

 불안과 걱정, 조급증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래서인지 어릴때부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즐겨했다. 화가 나는 일, 즐거운 일, 기억하고 싶은 일, 절대 잊고 싶지 않은 감정이 생긴 일 등을 기록했다. 매년 다이어리 한 권씩은 썼던것 같다. 내용은 길지 않았고 센치한 문구가 들어 가 있지도 않았다. 그저 그렇게 내 마음  속 이야기를 어딘가에 써내려갔다는 것에 항상 만족했다. 열심히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몰아서 다이어리에 쓰고나면 복잡했던 마음이 풀리기도 했고 어떤 날엔 마음은 답답한데 무엇때문인지 몰라 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먼산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삶을 살아냈던것 같다. 대견하다.

  올 한해는 다이어리 공간이 많이 남지 않은 거보니 힘들었나보다. 항상 할말하않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것 같다

선배에게도 후배에게도 할말은 많지만 당신들 상처받을까봐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내 마음을 위로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이 빨리왔으면 좋겠다. 그만큼 올 한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고 빨리 떠나보내고싶다.

 

- 사자처럼 우아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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