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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이야기/더 넓은 지혜를 위한

[책 리뷰] 빛의 제국 _ 김영하

by 사자처럼 우아하게 2020. 1. 4.

 

빛의 제국 _ 김영하 

평소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어릴적부터 소설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재미를 위해 읽어야 한다면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생각은 최근에 와서야 크게 잘 못 되었음을 깨달았다.

 

소설을 읽는 것은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하며 나의 지혜를 넓혀나가는 행위였다. 어릴적부터 국어 선생님이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하셨던 말씀이였는데 최근에서야 간접 경험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듯하다. 이렇게 배움이 느려서야....

올해는 소설을 통해 지혜를 넓혀가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빛의 제국"을 읽기 시작했다.

 

빛의 제국은 북한에서 공작원으로 남한으로 파견되어 20년 째 살아가는 주인공(김기영)이 갑작스럽게 북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하루간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오랜 시간 명령 하달 되지 않다가 갑자기 복귀 명령이 내려진 이유가 처형일지, 보호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기대하며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된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주인공이 아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15년을 함께 지낸 아내(장마리)가 주인공(김기영)에게 자신과 딸의 안위를 위해 북으로 조용히 돌아갈 것을 청했을 때 느꼈을 주인공의 비통함이 글로써 경험 중인 나에게까지 전달되었다. 처음엔 놀라다가 남쪽에 남으라는 말한마디 없이 냉정하게 북으로 돌아가라는 아내의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상상만 해도 굉장히 비참하다.

 

 

 

* 인상깊은 구절

 -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너무 늙지도, 그렇다고 젊지도 않은 매력 없는 남자처럼 안전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  한번은 우연, 두번은 우연의 일치, 세 번은 공작이다

 -  인생이 자신을 마음대로 요리하도록 도마 위에 얌전히 누워있지는 않으리라 결심하며 차에 올라탔다

 - 배는 불룩 나오고 가슴은 빈약하며 팔에는 물살이 출렁 대는, 남한의 평균적인 중년남성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너무 늙지도, 그렇다고 젊지도 않은 매력 없는 남자처럼 안전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 무인도에 난파한 로빈슨 크루소는 그 섬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한편 그 섬에 대해 자신만 무지하는 거은 아닐까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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